우기의 군대일상

D-418 보급계원이 쓰는 전입용사 받는 이야기

황우기부기 2020. 8. 20. 22:16

 오늘도 즐거운하루! 

 

 다들 마스크한 하루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하루인 것 같다.

 

 오늘 우리 부대에서는 지침이 떨어졌다. 마스크를 안쓸 시에 엄중한 처벌을 내린다는 것이다... 진짜 이 답답한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몸도 군대 밖으로 못나가는데 내 주둥이도 마스크 속에 갇히게 됐다. 너무 속상하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마음대로 휴가도 나갈 수 있고 생활관에서 마스크 안써도 되고 한달에 몇백개씩 보급되는 마스크 불출 안했으면 좋겠다. 제발

 

 오늘은 아주 피곤한 하루였다. 다른 부대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부대에는 훈련소에서 또는 후반기 교육대에서 우리 중대에서 남은 군생활을 함께할 전입용사들이 매주 목요일날 오게 된다.

(예전에는 '신병'이라고 칭했지만, 요즘에는 전입용사라고 부른다.)

 

 보급계원은 아름다운 전입용사분들이 오시면 전역 때까지 사용할 보급품들을 불출해줘야하기 때문에 만약 부대에서 차량이 움직이는 계획표인 '배차 계획표'에 전입용사 인솔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그날은 개인정비시간을 포기해야하는 날이다. (개인정비시간 포기 = 핸드폰 사용 포기)

핸드폰 받으면 행복해할 내 모습을 담아봤다. 진짜 행복해보이네 나도 저런표정이겠지 핸드폰하고 싶어

 

 저녁쯤에 전입용사가 오면 보급계원들은 나눠줄 보급품을 미리 꺼내놓고 국민의 피같은 세금으로 만든 이 보급품들을 잃어버리지 않고, 전역할 때 다시 반납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의 서약서를 준비해둔다.

서약서와 함께 동봉되어 있는 보급품이다.

 

 그 다음 전입용사가 도착하면 1달 선임이 전입용사의 관물대를 정리해주는 전통이 있어 선임들이 관물대를 준비해줄 때 전입용사는 중대장님, 보급관님, 상담병과 면담을 마치고 나한테 보급품을 수령해가는 것이 전입 첫날에 일과이다.

 

 이번 전입용사는 굉장히 힘을 잘 쓸 것 같은 친구였다. 운영창고 정리할 때 불러서 같이 일해볼 생각이다 ㅎㅎ 그러니까 제발 똘똘했으면 좋겠다... 힝

 

 내일은 중대원들 군장류 검사를 해야하는 날이다. 내일도 분명 피곤할 것 같지만 금요일이니까 괜찮다!

 

 군대를 와서 느낀 확실한 점은 별거 아닌일에 감사하고 큰일에 조금 실망해야 안 피곤하다라는 것이다. 남은 418일동안 위에서 말한 마인드가 유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피곤해서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다들 예방적인 하루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