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기부기 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요즘에는 코로나도 그렇고 태풍 '바비'에 이어서 태풍 '마이삭'이 한번더 한국을 향해서 북상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어요. 다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계신다고 해도 태풍에 대한 대비도 잘 하시고 안전하게 태풍을 넘겨보냈으면 좋겠어요!
오늘 저는 부대에서 처음으로 울타리 작업이라는 것을 해봤어요.
군대에서는 훈련과 작업이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량만큼 작업량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사람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집단인 것 같아요...)
아무튼 저는 아직 일병 3호봉이라서 그런지 기껏해야 비온 다음날 배수로에 쌓여있는 진흙들을 삽으로 퍼내는
'배수로 청소'
위병소 앞에 날리는 나뭇잎들과 흙들을 쓸어내는 '위병소 쓸기'
정도 밖에 해보지 못했는데 가파르고 발만 헛딧어도 크게 다칠 수 있는 울타리 절벽길을 아주 예쁘게 포장하는
'울타리 작업'을 하게 된것이에요...
대충
이렇게 생긴 산길을 예쁘게 포장해서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 거에요.
이런 규모가 크고 위험한 작업이 있을 경우에는 중대에 계시는 '행정보급관'님이 같이 작업을 나가서 중대원들에게 적절하게
일을 분배해요.
여기서 '행정보급관'님은 각 중대마다 없어서는 안될 맥가이버같은 존재에요. 조금 과장 섞어서 군대에서는
'행보관 3명이 모이면 건물 하나를 올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군생활을 20년 이상 해오신 분들이고, 작업이라면 이미 도가 트이신 분들이기 때문에 내공이 엄청나시답니다.
실제로 작업을 나가서 행보관님과 일을 했을 때, 땅을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평탄화 작업이랑, 오르막길에는
안전방지와 손잡이 용으로 만든 난간을 만드는데 1시간 반밖에 안걸릴 정도로 작업 속도가 정말 빨랐어요.
모두가 행보관님 말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거든요. 행보관님이 몇마디 툭툭하니까 모든 중대원들이 마치 이미 약속된 것 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물론 그 중에서 저도 예외는 아니였죠
처음에는 시멘트를 발라 길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흙보다는 돌과 함께 시멘트 질을 해야겠다고 하시면서 흙길에 돌을 깔아야한다고 돌을 가져오라는 행보관님에 명령이 떨어졌어요. 참고로 저희 중대가 작업했던 울타리 구간은 산 절벽 능선을 타고 만들어진 길들이라서 강제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땀방울이 속눈썹에 고여서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고, 돌을 옮기며 오르막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제 다리 근육은 주인인 저에게 '야 이거 아니다 진짜'라며 다급히 외치기 시작했어요.
제 다리가 파업을 선언하기 전에 돌 옮기기 작업은 끝이 났지만 아직도 다리고 욱신욱신 거리네요... 운동이 잘 된 걸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작업을 하면 반드시 좋은 점이 있어요. 군대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군인들에게 작업이란 긍정적인 마인드로 '최고의 킬링타임'이거든요. 역시는 역시 힘들면 힘들수록 정신 차릴 때 지나간 시간이 훌쩍훌쩍 늘어납니다 ㅎㅎ
정신 차려보니까 일과시간이 거의다 녹았더라구요 힣
1분 1초라도 허비해서 군생활이 아무생각없이 줄어든다면 군인들은 행복이란걸 느낀답니다...ㅠㅜ
여러분들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내일부터 비가 온다는데 태풍 조심하시고 부디 큰 피해 없이 잘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아무생각 없이 글 쓰면서 생각난건데 내일 비가 많이 내리면 그 울타리 작업 다시해야해요... 와 진짜 억울하겠다. 만약에 그렇게 되면 한 2-3일 후에 올라오는 군대 일상에서는 많은 한탄들과 분노가 쏟아질 예정일 것 같아요.
다들 오늘도 평범하거나 보람찻거나 행복했던 하루를 보내셨나요? 내일은 태풍이 올라오기 시작하니 태풍으로 인한 피해 없이 여러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ㅎㅎ 다들 고생했어요! 저는 이만 글을 마칠게용 안녕